선발투수 기록에서 무엇을 봐야 하나 — 방어율이 가리는 것들
방어율만으로 선발투수를 판단할 때 놓치는 것들. WHIP, 이닝당 투구수, 구장 보정, 상대 타선까지 함께 읽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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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한 경기의 향방을 가장 크게 가르는 것은 선발투수입니다. 그래서 경기 전에 선발 이름부터 확인하게 되는데, 대부분 그다음에 보는 것이 방어율 하나입니다.
방어율은 좋은 지표입니다. 다만 혼자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많습니다.
방어율이 가리는 세 가지
① 수비
방어율은 자책점만 셉니다. 실책으로 난 점수는 빠집니다. 그런데 "실책은 아니지만 잡을 수 있었던 타구" 는 자책점에 들어갑니다.
같은 투구를 해도 뒤에 있는 수비가 좋으면 방어율이 내려갑니다. 투수를 평가하는데 야수의 실력이 섞여 들어가는 것입니다.
② 주자를 몇 명이나 내보냈나
방어율은 점수가 난 결과만 봅니다. 매 이닝 주자를 두 명씩 내보내고도 실점을 막았다면 방어율은 좋게 나옵니다. 하지만 그 상태는 오래 가지 않습니다.
여기서 보는 것이 WHIP 입니다.
WHIP = (피안타 + 볼넷) ÷ 이닝
한 이닝에 평균 몇 명을 내보냈는지입니다. 1.10이면 좋고, 1.40을 넘으면 매 이닝 위기입니다.
방어율은 좋은데 WHIP이 높다면 — 지금까지 운이 따랐고, 앞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방어율이 나쁜데 WHIP이 낮다면 곧 성적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③ 어디서 던졌나, 누구와 붙었나
투수 친화 구장에서 하위 타선만 상대한 방어율 3.20과, 타자 친화 구장에서 상위권 타선을 상대한 3.60은 같은 숫자가 아닙니다.
순위표와 마찬가지로, 총합 숫자에는 조건이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같이 보는 것들
| 지표 | 무엇을 보나 | 기준 |
|---|---|---|
| WHIP | 이닝당 출루 허용 | 1.10 이하 우수 · 1.40 이상 위험 |
| K/BB | 삼진÷볼넷. 제구와 위력 | 3.0 이상이면 안정적 |
| 이닝당 투구수 | 얼마나 오래 갈 수 있나 | 15구 이하면 6이닝 이상 기대 |
| 최근 3~5경기 | 지금 상태 | 시즌 누적은 느리게 움직인다 |
| 상대 타선 좌우 비율 | 좌완·우완 유불리 | 좌완 상대 타율이 크게 갈리는 타선이 있다 |
여기에 FIP 라는 지표도 있습니다. 수비의 영향을 걷어내고 투수가 혼자 통제할 수 있는 것(삼진·볼넷·피홈런)만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방어율과 FIP 차이가 크면, 그 차이는 대개 수비나 운에서 옵니다.
불펜을 빼놓으면 절반만 본 것이다
선발이 6이닝을 막아도 7회 이후에 뒤집히는 경기가 많습니다. 특히 선발이 5이닝밖에 못 가는 팀은 불펜 부하가 누적됩니다.
- 최근 3일간 불펜 투구수
- 마무리가 연투 중인가
- 추격조와 필승조가 나뉘어 있는가
선발 맞대결만 보고 판단하면, 경기 후반에 벌어지는 일을 통째로 놓칩니다.
정리
방어율 하나로 선발을 판단하면 수비·운·상대·구장이 전부 섞인 숫자 하나를 보는 것입니다.
WHIP 으로 위태로움을, K/BB 로 제구를, 최근 등판으로 현재 상태를, 불펜으로 후반을 봅니다. 다섯 개를 같이 보면 "오늘 이 선발이 어디까지 갈 것 같다" 정도의 그림은 그려집니다.
그림이 맞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숫자는 재료지 답이 아닙니다.
BetScore는 선발 맞대결과 최근 등판 지표를 정리해 보여주는 분석 도구입니다.